행동 나선 변호사들…대한변협 “블록체인·암호화폐 입법 서둘러라”

변호사들이 행동에 나섰다. 8일 대한변호사협회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입법을 촉구했다.

협회는 “블록체인·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인 인식과 유보적인 입장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블록체인 산업의 육성 및 발전과 암호화폐 관련 부작용 예방을 위해 법령 제·개정 등 제도화에 필요한 절차에 서둘러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협회의 김현 회장은 특히 암호화폐 시장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의 심한 가격변동성 및 사기, 유사수신 행위 등 범죄행위에 악용될 부작용 요소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일반 국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에 대해서도 적정 수준의 규제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법제도화를 시작한 해외 사례와 지난해 암호화폐 공개(ICO)를 금지한 후 모호한 규제를 하고 있는 국내 정부의 상황을 비교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관련 입법이 완료된 국가는 일본·에스토니아·몰타 등이다. 프랑스·러시아·지브롤터 또한 관련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이며, 미국·싱가포르·스위스는 각국 금융 감독기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부 승인을 받거나 기존 법령을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국가들이 실질적인 법제도화에 돌입한 상황이지만, 우리 정부는 부작용에 초점을 맞추어 규제를 하고 있으며 그 내용 또한 모호하고 불분명하다는 설명이다.  

대한변호사협회

김 회장은 “국내 많은 블록체인 창업자들이 적지 않은 비용과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해외에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하고 있다”며 “많은 국내 창업자들이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불법을 우려해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이 지속될 시, 법제도상의 한계로 한국이 시대의 흐름에서 뒤처지게 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블록체인 산업과 암호화폐 발행에서 일부는 허용하되, 부작용을 막기 위해 규제 또는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관련 행위는 적법한 것으로 허용하고, 피해자 발생 등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구체적인 규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협회는 △암호화폐 거래소 △ICO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 적법화 △펀드-암호화폐 관련 등 네 가지 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먼저 암호화폐 거래소는 운영에 필요한 자격요건을 설정하고, 자전거래나 내부자거래 등을 막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킹, 운영자에 의한 암호화폐 임의 처분 등 거래소 이용자 보호 방안도 논의할 사항 중 하나로 꼽혔다. 은행을 통해 암호화폐 취급업소 및 이용자들의 거래를 막는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ICO의 증권형(지분형) 토큰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등 기존의 증권 관련 법령을 적용해 규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 일정에 관한 서류를 사전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또한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신고 절차를 마치면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를 적법하게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행 및 시중 외국환은행들은 암호화폐를 매개로 하는 거래와 블록체인 관련 해외법인에 투자금을 송금 건 등을 거부하고 있다. 협회는 “이는 법률상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것으로 부당하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인가 무등록 암호화폐 펀드 운용에 대해서는 “증권에 관한 규제가 엄격한 미국의 경우에도 이미 암호화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펀드 운용 및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거래까지도 법률상 허용하고 있다”면서 “암호화폐 투자를 막는 것은 오히려 우리 투자자들의 경쟁력을 해하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호석 변호사는 앞으로 대한변협에서 두가지 방향으로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번째는 블록체인, 암호화폐와 관련해 내놓는 입법안이 국회에 발의될 경우 이에  대해 대한변협의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이며, 두번째로는 블록체인, 암호화폐와 관련해서 나오는 이슈들에 대해 최대한 정부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